안건번호 | 의견13-0341 | 요청기관 | 세종특별자치시 | 회신일자 | 2013. 11. 12. |
---|---|---|---|---|---|
안건명 | 「국어기본법」 등에서 동일한 목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사항을 조례로 규정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세종특별자치시 국어진흥 조례안」 관련) |
「세종특별자치시 국어진흥조례」와 같이 「국어기본법」 및 같은 법 시행령, 「옥외광고물등관리법 시행령」에서 동일한 목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사항을 조례로 규정할 수 있는지?
아래의 이유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일반론으로, 자치법규로서 대외적으로 법규성을 가지는 조례에 다른 법령에서 이미 규정하고 있는 사항을 확인하고 단순히 재기재하는 규정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고, 아울러, 입법 체계적으로도 법령의 내용을 조례에 재기재한 경우에는, 그 재기재한 법령의 내용의 개폐와 동시에 조례의 내용이 함께 정비되지 아니하면 조례의 효력에 관한 다툼이 있을 수 있으므로 적절한 자치입법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법제처 의견12-0179, 2012. 6. 29. 취지 참조).
이러한 관점에서 「세종특별자치시 국어진흥조례안」(이하 “세종시조례안”이라 함)의 내용을 살펴보면, 국어진흥계획의 수립·시행(제4조), 국어 진흥에 이바지한 시민에 대한 포상(제11조) 등의 규정을 제외하고는 세종시조례안의 대부분 규정들이 「국어기본법」과 유사하거나 동일한 내용을 재기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구체적으로, 조례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를 「국어기본법」과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고(제2조), 「국어기본법」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로 규정하고 있는 내용을 그 주체만 ‘지방자치단체’에서 ‘시장’으로 변경하여 기재하고 있으며(제3조), 그 밖에 공문서 등의 작성(제5조)과 국어의 발전과 보급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법인·단체에 대한 예산의 지원(제9조)의 경우에도 「국어기본법」과 동일한 내용을 재기재하고 있는바, 법률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에서 수행하여야 하는 사무를 구체화하거나 시행을 위한 세부사항을 정하지 아니한 채 조례에서 법령의 내용을 단순히 확인·재기재한 것으로 보이므로 이와 같은 규정을 제정할 실익이 있다거나 입법론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보기는 힘들 것입니다.
한편,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 ‘그 사무에 관하여’ 조례를 제정할 수 있는바, 「지방자치법」 제9조제2항제5호에서 교육·체육·문화·예술의 진흥에 관한 사무를 자치사무로 예시하고 있고, 「국어기본법」 제4조에서도 국민의 국어능력 향상과 지역어 보전 등 국어의 발전과 보전을 위하여 노력해야 하는 주체로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를 병렬적으로 나열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국어의 진흥에 관한 사무는 자치사무로서 조례제정이 가능한 사무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대한민국의 공용어’인 국어에 관한 사무는 어문규범 등 전국적으로 기준을 통일하고 조정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성격도 아울러 가지고 있으므로, 자치사무로서 국어진흥을 위한 조례를 정할 경우 국어기본법령에 따른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고유권한으로 규정된 사항이나 이와 상충되는 내용을 조례에서 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할 것입니다.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세종시조례안 중에서 「국어기본법」에서 규정하고 있지 않은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세종시조례안 제2조제4호에서 “공문서 등”을 별도로 정의하여 조례가 적용되는 대상을 정하고 있는데 이는 법령에서 정의하지 않은 사항으로서 해당 조례안과 관련하여 필요한 규정으로 보이고, 세종시조례안 제4조에서 시민의 국어사용 촉진 및 국어의 발전·보전을 위하여 시장이 5년마다 국어진흥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하면서 그 계획에 포함하여야 하는 사항으로서 규정한 내용이 「국어기본법」 제6조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국어의 발전과 보전을 위하여 5년마다 수립·시행하는 국어발전기본계획에 포함되어야 하는 내용과 거의 유사하게 국어사용시책의 기본 방향과 추진 목표에 관한 사항(제1호), 시민의 국어사용 촉진 및 국어 사용 환경 개선에 관한 사항(제2호), 한글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한글 문화유산을 보전하는 일에 관한 사항(제3호), 정신·신체상의 장애에 의하여 언어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 및 시내 거주 외국인의 국어 사용상의 불편 해소에 관한 사항(제4호), 국어 발전을 위한 민간 부문의 활동 촉진에 관한 사항(제5호), 그 밖에 국어 발전 및 보전에 관한 사항(제6호)으로 되어 있는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수립한 국어발전기본계획의 틀 안에서 세종시가 자율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국어진흥계획을 수립할 수 있겠지만, 국어진흥계획에 국어발전기본계획과 유사한 사항을 포함하는 것은 국어발전기본계획과 중복되거나 상충되는 내용을 정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바람직하지 않아 보이고, 국어발전기본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사항이나 지역 실정에 맞게 별도로 규율할 필요성이 있는 사항으로 한정하여 국어진흥계획에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또한, 세종시조례안 제6조는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 제12조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내용을 재기재하고 있고, 세종시조례안 제8조는 「국어기본법」 제10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조에서 정하고 있는 국어책임관의 지정 및 임무에 관한 사항과 유사하게 규정하고 있는바, 이와 같은 규정을 제정할 실익이 있다거나 입법체계상으로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 밖에 세종시조례안 제7조에서는 시장이 광고물 등의 한글표시 실태를 2년마다 조사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으나 제8조에서 이를 다시 국어책임관의 임무로 규정하고 있는바, 조례에서는 시장의 권한으로 하고 내부위임전결 등을 통해 국어책임관에게 위임하는 방식으로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세종시조례안에서 국어발전기본계획과 중첩되지 않게 자치사무에 부합하도록 국어진흥계획을 수립·시행하는 사항(제4조), 시민과 시 공무원의 국어사용 촉진 등을 위한 교육(제10조) 및 포상(제11조)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보여지나, 이 조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내용이 「국어기본법」과 유사하거나 동일한 내용을 재기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바, 이와 같은 규정을 제정할 실익이 있다거나 입법론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보기는 힘들고, 세종시조례안 제6조 및 제8조의 경우 입법체계상 부적절한 측면이 있으므로 조례 제정에 신중을 기하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