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건번호 | 의견12-0430 | 요청기관 | 충청남도 천안시 | 회신일자 | 2013. 1. 23. |
---|---|---|---|---|---|
안건명 | 인권조례 제정 가능 여부(「천안시 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 관련) |
가. 「천안시 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에 규정된 내용이 조례 제정 대상인 자치사무에 해당하는지?
나. 구체적으로 「천안시 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안」 제1조(목적), 제6조(인권보장 및 증진 기본계획의 수립), 제8조(인권보장 및 증진활동의 지원), 제9조(인권지수 개발) 및 제10조(천안시 인권보장 및 증진위원회 설치 및 업무) 등의 규정에 위법한 내용이 있는지?
가. 질의 가에 대하여
「지방자치법」 제9조제2항제2호에서는 주민의 복지증진에 관한 사무를 지방자치단체 사무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고, 인권의 구현방식이 주로 복지나 차별대우 금지 등과 관련되어 집행되고 있는 현실상 천안시에서 「천안시 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인권보장 및 증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인권보장 및 증진활동’을 지원하는 등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인권보장을 위한 실질적 이행수단을 마련하는 것이 전국적으로 통일적인 처리가 요구되는 기관위임사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천안시 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에 규정될 인권 관련 사무는 조례 제정 대상인 자치사무에 해당한다 할 것입니다.
나. 질의 나에 대하여
「천안시 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안」 제8조에서는 ‘인권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천안시장의 고유권한인 조직편성권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서는 천안시장의 의사를 반영하여 조례안을 의결(천안시장이 조례안을 직접 발의하는 경우 혹은 천안시의회에서 조례안을 발의·의결한다 하더라도 천안시장의 재의요구가 없는 등 천안시장의 의사에 반하지 않는 경우)하여야 할 것이고, 같은 조례안 제6조제5항 및 제14조제1항에서는 ‘천안시 인권보장 및 증진위원회’의 심의결과에 천안시장이 기속되도록 하거나 천안시장에게 의무적으로 자문기구의 의견을 듣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위원회가 법적 기속력을 가지는 의결기관으로 해석되지 않도록 규정한다면, 천안시조례안은 특별한 위법의 소지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가. 질의 가에 대하여
먼저 관련 법령을 살펴보면,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9조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는 인권에 관한 법령·제도·정책·관행의 조사와 연구 및 그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관한 권고 또는 의견의 표명(제1호), 인권침해행위 및 차별행위에 대한 조사와 구제(제2호 및 제3호) 등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0조에서는 관계 국가행정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인권의 보호와 향상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법령을 제정하거나 개정하려는 경우 미리 국가인권위원회에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조례’는 자치사무 및 단체위임사무에 대하여 제정할 수 있으므로(대법원 2000. 5. 30. 선고 99추85 판결 등 참조), 「천안시 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이하 “천안시조례”라 함) 제정 가능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이 조례에 규정할 사무의 성격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인데, 위의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0조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인권의 보호 및 향상과 관련된 사무를 수행할 것을 예정하고 있는바, 일반적으로 법령상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처리하도록 하고 있는 사무가 자치사무인지 아니면 기관위임사무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에 관한 법령의 규정 형식과 취지를 우선 고려하여야 할 것이지만, 그 밖에 그 사무의 성질이 전국적으로 통일적인 처리가 요구되는 사무인지, 그에 관한 경비부담과 최종적인 책임귀속의 주체가 누구인지 등도 함께 고려하여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대법원 2010. 12. 9. 선고 2008다71575 판결 참조).
이에 따라 천안시조례에 규정될 내용이 자치사무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 살펴보면, ‘인권’이란 「대한민국헌법」 및 법률에서 보장하거나 대한민국이 가입·비준한 국제인권조약 및 국제관습법에서 인정하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자유와 권리’를 말하는 것으로서(「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제1호, 천안시조례안 제2조제1호), 「대한민국헌법」 제10조에서는 ‘국가’의 인권 보장의무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으나 이를 근거로 인권보장 업무를 국가만이 가지는 고유권한으로 보아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해석하기는 어렵고(법제처 2012. 1. 17. 회신 의견11-0305 참조), 「지방자치법」 제9조제2항제2호에서는 주민의 복지증진에 관한 사무를 지방자치단체 사무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으며, 인권의 구현방식이 주로 복지나 차별대우 금지 등과 관련되어 집행되고 있는 현실상 천안시에서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천안시조례를 제정하여 ‘인권보장 및 증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인권보장 및 증진활동’을 지원하는 등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인권보장을 위한 실질적 이행수단을 마련하는 것이 전국적으로 통일적인 처리가 요구되는 기관위임사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천안시조례에 규정될 인권 관련 사무는 조례 제정 대상인 자치사무에 해당한다 할 것입니다(법제처 2012. 12. 10. 회신 의견12-0380 참조).
나. 질의 나에 대하여
천안시조례안의 내용이 지방자치단체의 소관에 속하는 자치사무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자치입법의 일반원칙에 따라 구체적인 규정 중 위법한 내용이 있는지를 검토해야 하는바, 「지방자치법」 제22조 본문에서는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 그 사무에 관하여 조례를 제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지방자치단체가 제정한 조례가 상위법령에 위반되는 경우에는 효력이 없는 것이고(대법원 2004. 4. 23. 선고 2002추16 판결 참조), 「지방자치법」 제22조 단서에서는 주민의 권리 제한 또는 의무 부과에 관한 사항이나 벌칙을 정할 때에는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조례를 제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주민의 권리제한 또는 의무부과에 관한 사항이나 벌칙에 해당하는 조례를 제정할 경우에는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위임 없이 제정된 조례는 효력이 없습니다.
이에 따라 천안시조례안을 검토하여 보면, 우선, 천안시조례안 제1조(목적), 제6조(인권보장 및 증진 기본계획의 수립)는 특별히 상위법령에 위반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거나 주민의 권리 제한 또는 의무 부과에 관한 사항이나 벌칙을 정한 것이 아니므로, 위법의 소지가 없다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와의 관계와 관련하여 대법원 판례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합의제 행정기관을 설치할 고유의 권한을 가지며 이러한 고유권한에는 그 설치를 위한 조례안의 제안권이 포함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지방의회가 합의제 행정기관의 설치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하여 이를 그대로 의결, 재의결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장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사항의 행사에 관하여 지방의회가 사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으로서 관련 법령에 위반”(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추53 판결 참조)되어 허용되지 않고, “지방의회의원이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조례안으로서 제안한 행정기구를 종류 및 업무가 다른 행정기구로 전환하는 수정안을 발의하여 지방의회가 의결 및 재의결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고유 권한에 속하는 사항의 행사에 관하여 사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추48 판결 참조)고 설시하여, 지방의회가 지방자치단체장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은 채 조례로 지방자치단체장의 고유권한인 조직편성권에 사전적·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해석하고 있으므로, 조례 제정 시에는 위와 같은 사항에 대한 세부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판례의 내용에 따라 천안시조례안을 살펴보면, 천안시조례안 제8조에서는 ‘인권보장 및 증진활동 지원 등’을 규정하면서 ‘인권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3조제1항의 규정에 비추어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집행기관에 속하는 행정기관 전반에 대하여 조직편성권을 가진다고 해석되는바(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추53 판결 참조), 천안시의회가 인권전담 부서를 신설하도록 하여 천안시장의 조직편성권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조례안을 발의·의결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장의 고유권한인 조직편성권과 관련하여 천안시장의 의사에 반할 수 있는 등 위법할 소지가 있으므로, 「지방자치법」상의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부합하도록 조례를 제정할 필요성이 있다 할 것입니다.
또한, 천안시조례안 제9조에서는 시장은 시민의 인권보장 및 증진과 국제인권규약 및 국제인권기구의 권고사항의 성실한 이행을 위하여 ‘인권지수를 연구·개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은 지방자치단체장으로 하여금 인권지수 연구·개발을 위해 노력하도록 한 확인적·권고적 규정이고, 이 규정으로 인해 천안시장이 어떠한 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것은 아니므로, 위 천안시조례안 제9조를 시장의 고유권한을 침해하는 규정으로 볼 수는 없다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천안시조례안 제10조에서는 인권보장 및 증진정책을 심의하기 위하여 천안시 인권보장 및 증진위원회(이하 “위원회”라 함)를 ‘둔다’라고 규정하여 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고(제1항), 인권보장 및 증진 기본계획 수립에 관한 사항(제2항제1호) 등 심의 사항 및 의견진술 사항(제3항)을 규정하고 있으며, 시장은 위원회의 심의 의견을 존중하여야 하도록 규정하고 있고(제4항), 같은 조례안 제14조제1항에서는 인권보장 및 증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조례를 제·개정하거나 정책을 수립하려는 경우 미리 위원회의 의견을 들어야 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위 규정에 비추어보면, 이러한 위원회는 「지방자치법」 제116조의2에 따라 설치되는 ‘자문기관’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 보이고, ‘자문기관’은 업무 특성상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이 있는 사람의 의견을 들어 결정할 필요가 있는 경우 등(「지방자치법 시행령」 제80조제1항)에 설치되는 것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그 심의결과에 기속되는 것은 아니므로, 천안시장으로 하여금 ‘합의제 행정기관’이 아닌 ‘자문기관’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는 것이 천안시장이 가지는 고유권한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할 것입니다.
다만, 천안시조례안 제6조제5항에서는 시장은 인권보장 및 증진 기본계획 수립, 연도별 시행계획 수립 및 평가에 관한 사항을 위원회에 제출하여야 하고, 위원회의 심의결과를 연도별 ‘시행계획 및 기본계획 수립에 반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례안 제14조제1항에서는 시장은 인권보장 및 증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조례를 제·개정하거나 정책을 수립하려는 경우 미리 위원회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와 같이 시장이 시행계획 등을 수립하는 데 있어서 위원회의 심의결과에 기속되도록 하고 조례를 제·개정하는 경우 등에도 위원회의 의견을 반드시 들어야 하도록 규정한다면, 이러한 위원회는 지방자치단체장을 법적으로 기속하는 의결기관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게 된다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행정주체 내부에서 행정에 관한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는 의결기관은 「지방자치법」 제116조의 ‘합의제 행정기관’에 해당하는바(대법원 2000. 11. 10. 선고 2000추36 판결 참조), 앞서 본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지방의회가 지방자치단체장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은 채 조례로 지방자치단체장의 ‘합의제 행정기관’ 설치 권한에 사전적·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해석되므로, ‘합의제 행정기관’을 설치하려는 경우에는 천안시장의 의사를 반영하여 조례안을 의결(천안시장이 조례안을 직접 발의하는 경우 혹은 천안시의회에서 조례안을 발의·의결한다 하더라도 천안시장의 재의요구가 없는 등 천안시장의 의사에 반하지 않는 경우)하여야 할 것이고, ‘합의제 행정기관’을 설치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위원회의 심의결과 등에 천안시장이 기속되지 않도록, 즉 위원회가 ‘합의제 행정기관’(의결기관)이 아닌 ‘자문기관’의 성격을 갖도록 조례를 제정할 필요성이 있다 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천안시조례안 제8조에서는 ‘인권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천안시장의 고유권한인 조직편성권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서는 천안시장의 의사를 반영하여 조례안을 의결하여야 할 것이고, 같은 조례안 제6조제5항 및 제14조제1항에서는 ‘천안시 인권보장 및 증진위원회’의 심의결과에 천안시장이 기속되도록 하거나 천안시장에게 의무적으로 자문기구의 의견을 듣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위원회가 법적 기속력을 가지는 의결기관으로 해석되지 않도록 규정한다면, 천안시조례안은 특별한 위법의 소지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