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건번호 | 의견12-0312 | 요청기관 | 인천광역시 의회사무처 | 회신일자 | 2012. 10. 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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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명 | 국제개발협력에 관한 조례를 제정할 수 있는지 여부(「지방자치법」 제22조 등 관련) |
지방자치단체가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따른 국제개발협력 사업에 관한 조례를 제정할 수 있는지?
지방자치단체가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따른 국제개발협력 사업에 관하여 자체적으로 기본계획 등을 수립하며 소속 위원회를 설치하여 그 계획을 확정하고 추진실적을 평가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인천광역시 국제개발협력에 관한 조례안」은 「지방자치법」 제22조 본문에 위배될 소지가 있고 법체계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은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방자치법」 제22조에서는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 그 사무에 관하여 조례를 제정할 수 있되, 주민의 권리 제한 또는 의무를 부과하는 사항을 정할 때에는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지방자치단체는 그 내용이 주민의 권리 제한 또는 의무 부과에 관한 사항이 아닌 한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사무와 법령에 의하여 지방자치단체에 속하게 된 단체위임사무(대법원 1999. 9. 17. 선고 99추30 판결례 참조)에 대하여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에서 자치조례를 제정할 수 있습니다.
이 건 「인천광역시 국제개발협력에 관한 조례안」(이하 “조례안”이라 함)은 「국제개발협력기본법」(이하 “기본법”이라 함)에 따라 인천광역시가 실시하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사항을 규정함을 그 목적으로 하면서, 국제개발협력 사업 추진에 관한 시장의 책무, 국제개발협력에 관한 사항을 심의 및 확정하는 인천광역시 국제개발협력위원회의 설치, 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의 수립 및 실시계획의 작성·시행과 위원회를 통한 평가 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바, 이러한 업무가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그 내용이 국제개발협력에 관하여 규율하고 있는 기본법에 위배되는지가 문제될 것입니다.
먼저, 조례안에서 규율하는 국제개발협력에 관한 사무의 성격을 살펴보면, 「지방자치법」 제9조제2항 각 호에서는 주민의 복지증진, 산업 진흥 등 지방자치단체의 고유 사무를 예시적으로 열거하고 있고, 같은 법 제11조에서는 ‘법률에 다른 규정이 없는 한’ 지방자치단체가 처리할 수 없는 국가사무를 규정하고 있는데, 기본법에 따른 ‘국제개 발협력에 관한 사무’는 제9조제2항 각 호의 사무에 해당된다고 보기어렵고, 오히려 제11조제1호에 따른 ‘외교’ 사무의 일환으로서 국가사무로 볼 수 있어, 이를 일반적인 관념의 지방자치단체의 사무라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국제개발협력에 관하여 규율하고 있는 기본법 제2조제1호에서는 국제개발협력이란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공공기관이 개발도상국의 발전과 복지증진을 위하여 협력대상국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제공하는 무상 또는 유상의 개발협력과 국제기구를 통하여 제공하는 다자간 개발협력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8호에서는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한 사업을 실시하는 시행기관에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하는 한편, 제5조에서는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한 국가, 공공기관 등의 시행기관은 이 법에 따른 기본정신 및 목표 등을 고려하여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 및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할 것 등 일정한 책무를 부여하고 있는바, 이러한 기본법의 규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에서 국제개발협력에 관한 조례를 제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우선, 기본법에 따른 국제개발협력 정책의 결정과정을 살펴보면, 국제개발협력 주관기관(기획재정부장관 또는 외교통상부장관)이 5년마다 각각 소관 분야의 국제개발협력에 관한 기본계획안을 작성하여 각 부처 장관 등으로 구성된 국무총리 소속 국제개발협력위원회(이하 “위원회”라 함)에 제출하면, 위원회에서 이를 종합하여 국제개발협력정책의 기본방향뿐만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의 ‘규모’ 및 ‘운용계획’ 등까지 포함된 국제개발협력에 관한 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이라 함)을 확정한 후 국회에 보고하고(제8조), 각 시행기관은 매년 이 기본계획에 따라 국제개발협력 시행계획안을 작성하여 주관기관에 제출하여야 하며, 주관기관에서 이를 기본계획에 부합하도록 조정한 후 다시 위원회를 통하여 그 내용을 확정하는 한편, 이러한 계획의 추진실적 등은 위원회에서 평가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국제개발협력에 관한 정책은 국가 전체적인 차원에서 각 부처 장관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통하여 결정되는 것이고, 지방자치단체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시행기관으로서 위원회에서 결정된 기본계획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시행계획안을 수립하고, 위원회에서 조정된 시행계획을 추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할 것입니다.
즉,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기본방향과 그 규모 및 운영계획 등 국제개발협력에 관한 정책의 최종적 결정은 주관기관의 조정을 거쳐 위원회에서 결정되는 국가사무라 할 것이고, 지방자치단체는 기본법에 따른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시행기관으로서의 권한만을 가진다고 할 것인데, 조례안과 같이 지방자치단체가 기본법에 따른 국제개발협력 정책 결정과정의 틀을 벗어나 자체적으로 국제개발협력에 관한 ‘기본계획’을 ‘3년마다’ 세우고 이를 자체 위원회를 통해 확정하고, 그 추진실적을 평가하도록 규정하는 것은 기본법에 따른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지방자치법」 제22조 본문에 따른 조례 제정의 사항적 한계를 벗어날 뿐만 아니라 기본법의 취지와 내용에 저촉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설령, 이러한 조례안의 취지가 기본법에 따른 정책결정 과정의 틀 안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시행계획안을 수립하기 위한 내부적 정책결정 과정을 규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조례안 자체의 내용만으로는 그러한 취지나 조례와 기본법과의 관계를 전혀 알 수 없고, 조례안의 내용은 사실상 기본법의 규정과 거의 유사하되 주체를 지방자치단체로 변경한 것으로서, 법률에서 국가 전체적인 차원에서 체계적·통일적으로 규율하고 있는 사항을 그 주체만 변경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제정하는 것 자체도 법체계적인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가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따른 국제개발협력 사업에 관하여 자체적으로 기본계획 등을 수립하며 소속 위원회를 설치하여 그 계획을 확정하고 추진실적을 평가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조례안은 「지방자치법」 제22조 본문에 위배될 소지가 있고 법체계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은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