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입법센터

『불편법령 신고 창구』는 법제처가 현실에 맞지 않거나 국민에게 불편 ·부담을 주는 법령 또는 차별을 초래하는 법령을
정비하는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민 여러분의 의견을 널리 듣고 이를 참고하여 법령정비 과제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 입니다.

 

법제처는 해당 창구에 접수된 의견과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각 법령 소관부처와 정비 필요 여부에 대해 협의를
하고 있으며, 소관부처에서 정비 필요성을 인정하는 경우에는 정비과제로 최종 채택되어 정비를 추진하고 있습니다.(「법제업무 운영규정」제24조).

 

『불편법령 신고 창구』는 누구나 자유롭게 법령정비 의견을 제안할수 있는 자유게시판 성격의 공간으로, 이곳에 접수된 게시물은
「민원처리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문의사항이나 개별적인 답변을 원하시는 경우에는 국민신문고를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소관부처와 협의하여 국민 여러분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신문고

불편법령 신고
입법제안뷰
제목 농사를 짓게 해주세요
대상법령 농지법
조문번호 시행령 개정안
제안내용 저는 수원에 살면서 예전부터 단 10평이라도 좋으니 내 땅에 텃밭을 가꾸고 싶어 1년여를 서천으로 부여로 다니다가 편도 1시간 이내라야 될 거 같아, 아산 신창면에 약 230평의 맹지 전을 마련한지 6년이 지났습니다. 금액에 맞추다 보니 맹지인 줄 알면서도 오로지 농사를 짓고 싶다는 마음에 구입해서 컨테이너 하나 놓고, 주말마다 다니고 있습니다. 현재는 5도 2촌이지만 은퇴하면 5촌 2도가 되거나 귀촌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웃 밭 어르신이 제공해주신 도랑 물을 얻어 농사지은 지 5년 만인 작년 봄  드디어 지하수를 파고, 이웃 어르신들의 도움을 받아 토지사용확인서를 얻어 주택용 전기도 겨우 끌어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미니 냉장고를 들여 한여름에 뜨거운 뙤약볕 아래 일하다 어질어질해지면 시원한 물을 마시고 차가운 하드 하나 먹으며 힘을 내서 다시 일합니다.

동네 어르신들이 그럽니다. 인간승리라고. 정말 열심이라고. 새벽같이 내려가서 밥 먹을 새도 없이 캄캄해질 때까지 일하고 온 몸이 아파 사흘동안 끙끙 앓곤 하지만, 주말이 되면 또 새벽같이 달려갑니다. 제가 직접 농사지은 수확물을 보면 뿌듯한 마음 금할 수 없고, 농사의 1도 모르던 저도 시행착오를 거쳐가며 하나하나 나만의 농원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고구마에 물 뿌리라고 호스 주시던 바로 앞 밭 어르신은 3년 전에 돌아가시고, 한번씩 농로를 걸어와 얘기하시던 맞은 편 밭 어르신은 작년 봄에 돌아가셨습니다. 두분 다 정말 건강하셨는데 오랜만에 가면 누군가 돌아가셨다고 해서 놀라곤 했습니다. 두 곳은 이제 모두 임대를 주었습니다. 그 자녀분들은 농사지을 생각이 없답니다. 오른쪽 밭 어르신은 제가 처음 왔을 때 정말 많이 도와주셨고 경로당 총무셨는데, 작년 겨울 갑자기 뇌경색이 와서 급히 수술을 하고 재활치료를 했지만, 아직 행동이 어눌한 데가 있어, 원래는 잘 안 오시던 머리가 하얀 할머니가 밭에 오십니다. 거기는 그나마 300평 정도라 자급자족하고  자녀분에게 수확물 드리지만, 아드님은 부모님 돌아가시면 땅 팔아버릴 거라고 한답니다.

시골은 한 해 한 해가 다릅니다. 거의 노인들만 계시고 저도 경로당에 한 번씩 인사를 드리면 60을 바라보는 제게 젊은 사람이 다니니 좋다고 반가워해주십니다. 어르신들이 돌아가시면 폐가 같은 빈 집만 늘어갑니다. 그나마 아산은 도시에 가까운 곳인데도 그렇습니다. 

저희 농막은 아무것도 없는 컨테이너인데, 6평에 커다란 선반 2개를 놓고 거의 농기구, 농약, 잡다한 물건들이 꽉 차 있습니다. 공간이 정말 좁습니다. 쪼그만 냉장고 하나 있을 뿐입니다. 농사를 지어보면 얼마나 많은 물건이 필요한지 알게 될 겁니다. 저는 숙박을 못하는 곳이라 수원에서 당일치기로 다녔습니다. 바쁜 봄에는 토요일 내려갔다 와서 다음날 일요일 새벽에 또 당일치기를 하곤 했습니다. 
사실 낮에는 컨테이너 안에 들어가 휴식할 시간도 없습니다. 주말에만 하기 때문에 새벽부터 밤까지 일을 해도 다 못하고 집에 가곤 하니까요. 
작년 봄에 야전침대를 두고 두 번쯤 자봤는데 무섭기도 하고 씻지도 못하고 자려니 꿉꿉하고, 너무 더워서 잠도 못 자고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었습니다. 
그저 빨리 동이 터오기만 기다렸습니다. 동 트면 나가서 일하려고요.
요즘도 이른 아침부터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일하는 걸 얘기했더니, 어느 분이 밤 12시까지 랜턴을 쓰고 일한 적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도 랜턴을 알아봐야겠다고 했습니다. 한낮에 뜨거운데 쓰러질 것처럼 일하느니 저녁에 선선해지면 일할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요.
사실 바로 앞 땅을 빌린 전문 농사꾼 아저씨도 새벽 두세 시까지 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합니다.

제가 주말에 가면 근처 농사짓는 분들이 다들 한 번씩 와서 인사하고 믹스커피 한잔 나누고 각각 일을 시작합니다.
제가 안 오면 식물들이 힘이 없다가 제가 오면 식물들도 싱싱해보인다고 그러십니다.
농작물도 하나씩 가져다 주시고, 제가 심은 상추가 맛있다고 좀 가져가시기도 하고 그럽니다.
이렇게 서로 좋은 영향력을 주며 농사짓고 있는데, 그걸 왜 막으려고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불법 과대 농막이 있다면 그것만 확인하고 못하게 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농취증을 주고 주말 농장을 하라고 해놓고서 이제와서 숙박을 못 하게 하는 건 정말이지 비현실적인 입법이라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 정말 농촌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도시인이 농사의 즐거움을 알게 하고 자꾸 찾아가게 해야 상부상조의 좋은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겁니다.

농지법에 현실을 반영해주십시오. 
열심히 고생하며 농사짓는 주말농장인들의 사기를 떨어뜨리지 마십시오.

이번 개정안에서 300평 이하는 농막 크기를 줄인다는 얘기에 아연실색했습니다.
저희는 230평인데 농막을 지금의 6평보다 더 작게 줄인다는 건가요? 여러모로 돈 없어 서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300평이 안 되어 농업인도 아니고 아직은 농업경영체를 할 만하지도 않아 아무 혜택 하나 없이 비싸게 농사짓고 있지만, 
너무 힘들어서 300평 이상으로 만들 자신도 없습니다. 
불편한 점이 너무나 많지만 농사를 짓고 싶은 열정에 모든 것을 감수하고 있습니다.

농막에 숙박을 허용해야 합니다. 그래야 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 있습니다.
사이즈도 절대 더 이상 줄여서는 안 됩니다. 지금도 너무 좁아 터졌습니다. 
캠핑용 이동 화장실 놓고 칸막이 만들고 나니, 이제 야전침대 하나 놓을 공간도 없습니다.
저희 농막에 와서 보십시오. 그게 가능한 일인지.

부디 현실적으로 촘촘하게 검토해서 현명한 입법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첨부파일
제안자
성명
강OO
제안일자
2023. 6. 15.
 W2  CD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