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내용 |
5년전 고향에 농막을 설치한 사람입니다.
2021년 한차례 연장을 하고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땅은 전답으로 농지입니다.
농지는 묵힐 수도 임대할 수도 없어 갖은 채소며 옥수수, 더덕 등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외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터라 주말에만 농지에 내려가 차박에 텐트를 치고 농사일을 하면서 정원 생활을 꿈꾸고 있습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주말마다 농지를 찾아 일을 하려니 제일 힘든 것이 숙박이었습니다.
겸사 겸사 숙박도 해결하고, 어차피 퇴직후에는 고향에서 살 생각이었기 때문에 주택을 짓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하지만 진입로가 땅 주인이 얽혀 있는 농로라 건축법에서 요구하는 도로에 부적합하여 건축허가가 나지 않았습니다.
부득이 농막을 설치하게 되었고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농막을 설치하는 목적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법에서 정한 목적으로 사용한다고 봅니다. 개중에는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나 그것은 그들의 문제이고 그것을 일반화 시키는 것은 무리라고 봅니다. 순수 목적의 것과 목적 외 것은 관할 지자체에서 관리하고 처리하면 된다고 봅니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농지법 시행령 규칙은 벼룩 잡자고 초가삼간 다 태우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농촌을 가보십시오! 60대 청년이 트랙터를 끌고 일터로 나섭니다. 낮인데도 인적이 없고, 저녁에는 등불이 없습니다. 농촌의 현실이 풍전등화와 같습니다. 아이 울음소리는 사라진지 오래며, 마을 자체가 양로원 같습니다. 농촌에서 젊은 사람과 아이들을 볼 수 있는 것은 명절 때와 부모님 생신 등 경조사를 제외하고는 손에 꼽습니다. 다행이도 요즘은 퇴직후 고향에 정착하려는 사람과 귀농귀촌인, 주말농장주 등 농업과 연관지어 생활하려는 사람들이 찾습니다.
적막강산이던 농촌이 주말이면 외지 사람들이 승용차를 몰고 나타납니다. 그때서야 농촌 어르신들도 사람구경을 하게 됩니다. 동네 어르신들은 잠시나마 깊게 패인 주름에 활짝 기지개를 펴고 음식도 나눠먹고, 서로의 안부도 묻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로 잠시나마 생기가 돕니다.
이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농막의 역할이 컸다고 봅니다.
하지만 작금의 현실은 절망적입니다.
법이라는 잣대가 흉기 이상의 위협적인 도구로 쓰여지고 있습니다.
법의 조, 항, 호, 목이 조목 조목 하지 말라는 지적과 위반시 벌을 주겠다는 내용 뿐입니다.
너무 위협적이라 “왜 시작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드는 게 요즘입니다.
물론, 법을 위반해서 사용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규정은 규제가 아닌 사람과 농지가 공존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1. 우선 농막의 규모입니다.
20제곱미터, 6평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아래의 내용들이 6평에 가능한지 의문입니다.
옛날처럼 삽, 괭이, 호미, 괭이, 쇠시랑, 낫 등으로 농사가 가능하지 않습니다. 요즘은 힘으로 농사를 짓는 환경이 아닙니다. 농촌에서 사람을 구할 수도 없고, 사람이 있다고 해도 연로하신 어르신 분들이 삽자루 들고 농사일을 하겠습니까. 동력을 이용한 농기계로 대체된 지 십수년이 지났습니다. 작은 관리기라도 농막에 넣을 수 있겠습니까? 농막은 콘크리트로 타설해서 올리면 안돼 땅보다 놓게 설치해야 하는데 무거운 관리기를 농막에 어떻게 집어 넣습니까.
농사일로 몸에 흙이 묻고, 범벅인 땀을 씻으려면 샤워시설이 필요합니다. 개울에서 등목을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동네 어르신 집에 가서 샤워 좀 하겠다고 무례를 범할 수도 없는 지경입니다.
가족 단위로 움직일 경우에는 고기도 구어먹고, 밥도 해먹고, 쌈도 싸먹고, 맥주도 한잔 하고... 이렇게 하려면 뭔가는 시설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땡볕에 부르스타 펼쳐 놓고 음식을 해먹을 수는 없는 겁니다. 밥그릇, 국그릇, 냄비는 싸들고 다닌다 하여도 이건 아닙니다. 집에 키우는 짐승도 이런 대접은 하지 않습니다.
1박 2일 먹었으니 배설해야 하지 않습니까. 사람들 눈에 보이는 뻥 뚫린 전답에서 거름삼아 해결해야 합니다. 이들에게 인격과 체면은 없는 겁니까.
모처럼 가족, 지인들과 나들이 겸 농사일을 거들기 위해서 움직이는데 어디서 자란 말입니까. 농막벽에 기대서 서서 자야 합니까. 아니면 가위바위보 해서 진 사람은 밖에서 자고 이긴 사람만 농막에서 발 뻗고 자야 하는 겁니까.
농사일은 봄에 시작하지만 진짜 농사는 여름입니다. 잡초와의 싸움은 여름을 더 뜨겁게 만듭니다. 에어컨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너는 농촌에 가니 자연을 벗삼아 자연 바람 내지는 선풍기 바람이나 쐬고 오너라” 할 겁니까.
농촌은 일교차가 심해서 해만 떨어지면 춥습니다. 온풍기라 있어야 온기를 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장마철에는 습기를 제거하기 위하여 저녁에는 온풍기를 돌려야 하는데 온풍기는 어디에 놓습니까. 등유는 어떻게 하구요. 시베리아 벌판, 난민촌도 아니고 말입니다.
컴퓨터는 그렇다 치더라도 TV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저녁 먹고, 밤하는 별만 바라보고 있으라는 겁니까. 드라마 보면서 눈물도 훔치고, 예능 보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이게 행복 아닌가요.
도대체 6평 속에서 가능하다고 보시는 겁니까.
2. 정화도입니다.
농촌의 식수는 지하수이거나 깊은 골짜기 물을 이용합니다.
물론 일반 개울물은 농업용수로 아낌없이 사용합니다.
씨앗을 파종하고 농작물을 추수하기까지 물은 농사에서 제일 중요한 생명줄입니다. 그런데 정화조 없이 농지에 토해 낸 배설물이 빗물에 씻기고 흘러 개천으로 흘러가면 얼마나 불쾌하겠습니까. 이로 인해서 원주민과 마찰을 빚는 경우가 일상다반사입니다. 깨끗한 물로 농사를 짓고 싶지 똥물로 농작물을 키우고 싶겠습니까.
지자체마다 정화조 설치요건이 다르다고 합니다. 인간의 생리현상을 다루는 정화조에 무슨 이데올로기도 아니고 복잡한지 모르겠습니다.
농막 밑에 묻으면 되고 농막을 벗어나면 않되고 무슨 논리인가요. 세상천지에 정화조를 농막에서 멀리 설치하는 사람도 있답니까. 호스며, PVC 파이프는 돈이 아닌가요. 농막밑에 설치하면 6평기준에 들어가고 그렇지 않으면 별도 평형을 적용한다고 해서 하는 말입니다. 일반 주택은 콘크리트로 타설해서 집을 올리고 최대한 집 옆에 정화도를 설치는데, 농막밑에 정화도를 설치하면 정화도 청소는 어떻게 할 것이며, 정화도가 겨울에 얼기라도 하면 농막을 뜯어내고 손을 봐야 하는데, 정말이지 말이야 방구야.
3. 다락입니다.
다락은 그야말로 다락입니다.
다락은 이불이나 기타 잡다한 물건을 놓는 곳으로 활용합니다. 동화에 나올 법한 다락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간입니다. 주말에 부모님 따라 시골가서 다락 체험도 하고, 소꿉장난도 하고, 아이들 정도 함양에도 좋고, 농촌에 대한 인식도 좋게 가질 수 있는 곳이 다락입니다.
난방 시설은 않되고 농막 평형에 포함시킨다는 디테일한 기준에 실소를 금할 수 없습니다. 바닥면적과 높이가 정해져 있는데 다락이 넓어야 얼마나 크다고 아방궁 수준입니까.
4. 농막의 데크와 잡석입니다.
농막 앞에 데크를 설치해서 눈과 비로부터 안전을 담보하고 특히 농사일로 더러워진 신발과 몸을 정리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농막을 설치하는데 까다로운 기준을 들이대면서 개인의 사유재산인 농막의 안전을 침해하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관리 조치로 행해지는 데크 설치와 잡석을 까는 것까지 막는지 모르겠습니다.
장마철 폭우라도 쏟아지면 농막 주위와 바닥이 진흙탕이 되고, 빗물로 파이고 유실되어 농막이 기울거나 위험할 수 있는데 이때는 책임을 지실겁니까. 단지 농지라는 이유로 아무 조치도 하지 말하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도 못고치는 행태가 될 것이다.
최소한 농막 주위에는 일정 규모의 사이즈 만큼은 설치가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맡다고 봅니다.
5. 기타 전기시설이다.
요즘 컨테이너 농막을 비롯하여 이동식 농막은 전기 배선이나 전기 안정 장치가 잘되어 있습니다.
이동식 농막은 건축법에 맞게 만들어 지는 경우도 많아 옛날처럼 화재 위험은 적다고 봅니다. 특히 한국전력공사에 전화만 하면 전봇대 설치는 물론 전기를 농막까지 연결해 주고 계량기도 설치해 줍니다. 대가로 전기세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이유 불문하고 필요할 경우 한전에 연락하면 사용자 요구에 바로 응답하고 처리해 주는 한전이 있어 다행입니다.
6. 수도시설이다.
사람이 생명에 우선하는 것이 물(식수)이다.
대규모 상수도가 되어 있는 농촌지역 이외에는 자체적으로 식수를 조달하기 위하여 마을 단위로 식수를 개발하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농막을 설치하는 사람들도 상수도 관리자를 통하여 식수 사용료를 일정 비용 내고, 중장비를 들여 식수 연결 호스를 땅에 묻고 농막까지 연결하는 작업을 손수해야 한다. 당연히 작업비용은 농막주가 부담해야 합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관정을 뚫어 식수를 해결해야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전기와 수도시설에 대해서는 농막주가 해결하는 것이 맡다고 본다. 이외에 사항에 대해서는 농촌과 도시민이 공존하며 상생할 수 있도록 규정 완화되어야 합니다.
7. 농막은 농촌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설입니다.
헌법에도 보장하듯,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 즉 행복추구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법을 개정하고 만드는 것이 중요하리라 봅니다. 시대가 변하고 사람의 생각도 이상도 높아지고 있는데, 법은 옛 스럽게 남아 수염만 어루만지고 곰방대에 불을 지피고 있으니 국민과 여론으로부터 외면을 당하는 것입니다. 농촌의 작금 현실을 잘 모르겠거든 여론이나 민심에 귀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었이고 문제점은 없는지를 고민하고 행정에 반영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래서 세금도 내는 것이고, 세금이 아깝지 않게 옳게 쓰여지는지 국민들은 지켜볼 것입니다.
아무초록 농지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올바른 방향으로 마련되기를 청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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